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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에 프랑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기메 박물관 내 한옥 레스토랑 셰프, 이영경

작성자 사진: Léa Baron
Léa Baron
8월 6일
4분 분량
기메 박물관 내 한옥 레스토랑의 이영경 총괄 셰프 / 사진: 레아 바롱
기메 박물관 내 한옥 레스토랑의 이영경 총괄 셰프 / 사진: 레아 바롱

순수 미술에서 주얼리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친 이영경 씨는 마침내 요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케이터링 업체 '미소(Misso)'를 이끄는 셰프인 그녀는 현재 파리 기메 박물관(Musée Guimet) 내 한옥 레스토랑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을 때 이들의 식사를 책임진 일은 그녀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 '한식' 덕분이라고 말하는 이영경(52)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레아 바론 작성, 2026년 7월 16일


한소리: 현재 프랑스에서 유명한 한국인 셰프가 되셨죠. 하지만 정식 요리 교육을 받으신 적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원래는 미술을 전공하셨다고요?

이영경: 1974년 안성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입시를 치렀는데, 첫 번째는 실패했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 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림을 많이 그리던 편이 아니라 다소 우연히 이 길을 택했지만, 점차 미술에 깊은 열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금속 공예, 유리 공예, 주얼리 디자인, 조소를 전공했죠.


미술을 통해 프랑스로 오게 되신 건가요?

원래는 학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제게 프랑스는 예술의 세계적 기준점과 같은 곳이었으니까요. 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 Française)를 알게 된 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2002년 11월 말에 비자를 받고 2003년 1월 파리에 도착했죠. 서른 살의 나이에 새로운 삶, 즉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언어도 전혀 못 하는 상태에서 혼자 도착했는데, 가져간 한영 사전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결국 미술 공부를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소르본 누벨(Sorbonne Nouvelle) 대학의 프랑스어 과정에 등록했죠. 하지만 너무 어려웠어요. 명사의 성(남성형과 여성형) 같은 것들 때문에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어느 정도 진전이 있기까지 2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때 요리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디신 건가요?

네. 파리 13구에 있는 한 케이터링 업체에 취직하게 되었는데, 바로 그 일이 정말 좋았습니다. 주로 프랑스인인 손님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덕분에 프랑스어 실력도 늘 수 있었죠. 지금 함께 일하는 남편을 만난 곳도 바로 그곳입니다. 당시 남편은 한국 요리는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케이터링 업체의 손님이 되면서 한국 요리와 문화를 좋아하게 되었죠.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사업을 직접 인수하신 건가요? 2006년, 기존 가게 주인이 문을 닫게 되자 제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미소(Misso)'라는 이름으로 제 회사를 차렸습니다. '미소'는 한국어로 '웃음'을 뜻합니다.


프랑스에 오기 전부터 요리를 하셨나요? 누구에게 배우셨나요?

가게를 운영하시던 어머니께서도 요리를 하셨지만, 워낙 바쁘셔서 일하시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제게 요리의 기초를 가르쳐주신 분은 주로 친할머니셨어요. 할머니는 동네에서 소문난 훌륭한 요리사셨죠. 가족 모임이나 친구들과의 만남 때면—종종 수십 명을 위한—식사를 직접 준비하시곤 했습니다.


요리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요리하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저는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 그리고 식재료를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 요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 발효 장(醬)—간장, 된장, 고추장—같은 재료들을 좋아하죠.


'장'이라는 용어는 주로 콩을 주재료로 하는 발효 소스와 페이스트를 가리키는데, 특히 삶아서 으깬 콩을 볏짚으로 묶어 벽돌 모양으로 만든 '메주'를 의미합니다. 메주는 며칠 동안 매달아 말리고 발효시킨 것입니다. 이 메주를 기본으로 간장, 된장, 고추장 세 가지 주요 장 종류가 있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제 책 '코리아 칸티나'(아셰트 프라티크 출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발효 과학은 우리의 역사, 특히 냉장 시설 없이 식량을 보존해야 했던 전쟁 시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또한 겨울에 먹기 위해 여름에 채소를 말려두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학적, 역사적 측면에 깊은 매력을 느낍니다.


이영경 셰프가 기메 박물관의 신라 전시를 위한 채식 떡볶이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 레아 바롱
이영경 셰프가 기메 박물관의 신라 전시를 위한 채식 떡볶이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 레아 바롱

본인의 요리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나눔'의 가치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가정식 요리입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반찬' 같은 음식을 나눠 먹곤 했지만, 요즘은 식사 문화가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변했죠. 제 요리는 바로 그 나눔의 정신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진심을 담아 만드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 구이메 국립동양박물관(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 Guimet) 내 레스토랑 입점 기회를 잡으셨는데요. 그동안 해오신 케이터링 활동, 특히 그룹 BTS와의 작업이 이에 영향을 미쳤나요?


케이터링 사업을 해온 덕분에 200~300명 규모의 인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일에는 이미 익숙했습니다. 당장 이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OECD 정상회의와 르망(Le Mans)에서 열리는 행사의 케이터링을 맡을 예정일 만큼, 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으니까요. 2019년에는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열린 BTS의 첫 콘서트 당시 전체 케이터링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 구이메 박물관에 전통 한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한옥(Hanok)'을 열게 되었습니다. 또한 박물관 옥상에는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길거리 음식 스타일의 메뉴를 제공하는 스낵바 '한 루프탑(Han Rooftop)'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메 박물관(Guimet Museum)은 8월 31일까지 '신라: 황금과 성스러움(Silla: Gold and the Sacred)'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문명을 소개합니다. 금관, 옥 장신구, 보석, 부장품 등 한국 왕릉에서 출토된 보물들이 유럽 최초로 파리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까지 약 1천 년간 이어진 신라 왕국은 권력과 예술, 그리고 영성이 긴밀하게 결합된 문화를 꽃피웠으며, 특히 6세기부터 시작된 불교의 융성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여, 이영경 셰프는 불교 수행 전통에 뿌리를 둔 비건 요리인 '사찰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를 선보입니다.




→ 제 저서 『Korea Cantina』에서 사찰 음식의 역사와 정관 스님(셰프)의 인터뷰를 확인해 보세요.


한국 문화의 인기, 즉 '한류' 열풍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나요?

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저는 2006년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효과를 느끼기 시작한 건 10년쯤 후였습니다. 진정한 전환점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였죠. 사람들이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하기 시작한 겁니다.


기메 박물관 내 한옥 레스토랑에서 셰프가 선보이는 메뉴 중 하나 / 사진: 레아 바롱
기메 박물관 내 한옥 레스토랑에서 셰프가 선보이는 메뉴 중 하나 / 사진: 레아 바롱

오늘날 한국 요리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요?

음식을 통해 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단순히 요리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문화적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가족들은 프랑스에서의 당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잘 지내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프랑스에도 몇 차례 다녀가셨고요.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가끔은 고향이나 가족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도 있으신가요?

남편은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해요. 한국이라는 나라와 제 가족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당분간은 프랑스 생활에 익숙해져서 지내고 있어요. 물론 행정 절차가 복잡할 때도 있지만요. 하지만 한국은 경쟁이 치열하고 휴가도 거의 없으니까요.


두 나라를 오가며 사는 게 항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 저는 이곳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제게 준 것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요.

예전에는 요리가 제 직업이 아니었지만, 이곳에서의 활동 덕분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나눔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이제는 요리 수업 등을 통해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현재 '프랑스 한국 맛 연구소(Korean Taste Institute in France)'를 통해 활동하고 계신데, 이 연구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음식과 문화를 접목한 연구소입니다. 한국 요리를 주제로 한 수업이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는 곳이죠. 또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 특히 미래의 한식당 창업주를 교육하거나 기존 종사자들의 실력 향상을 돕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레시피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까지 포함한 정통 한국 요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오늘날 한국 요리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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